명절마다 받는 홍삼 선물, 정말 다 드셔도 될까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명절 때 선물 받은 홍삼이 있는데 몸에 좋다고 해서 매일 챙겨먹고 있어요.”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저에게 진료를 받게 된 불편증상의 원인이 애시당초 홍삼복용으로 인한 것일 때가 많기 때문이죠. 특히 피부질환을 많이 보는 저로서 홍삼 복용으로 인해 아토피피부염, 습진, 건선 등 피부병이 악화되거나 원인모를 피부질환이 생겨서 오는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납니다. 오늘은 홍삼과 인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진실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홍삼은 체질 안 가린다"는 위험한 오해
시중에는 홍삼 제품이 정말 많습니다. 홍삼즙, 홍삼진액, 홍삼절편, 홍삼 스틱 등 다양한 형태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죠. 특히 명절이나 생일, 각종 기념일마다 선물 세트의 단골 품목이에요. 그런데 이런 제품들을 홍보할 때 자주 등장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인삼은 체질을 가려야 하지만, 홍삼은 누구나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절대 아닙니다. 이건 상업적 마케팅일 뿐, 의학적 사실이 아니에요. 아무리 좋은 홍삼이라도 모든 사람에게 잘 맞는 것은 아닙니다. 홍삼이 체질에 맞는 분이 있고, 오히려 먹으면 해가 되는 분도 분명 있어요. 이 사실을 모르고 무분별하게 섭취하다가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봅니다.
감자를 쪄도 감자, 인삼을 쪄도 인삼일 뿐입니다
인삼과 홍삼의 관계를 이해하는 건 사실 아주 간단합니다. 감자를 찌면 찐감자가 되고, 고구마를 찌면 찐고구마가 되듯이, 인삼을 찌면 찐인삼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인삼을 찌는 과정에서 색이 붉게 변하다 보니, 이를 별도로 상품화하면서 '홍삼’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붙었을 뿐입니다. 본질은 똑같아요. 인삼이 가진 성질을 홍삼도 똑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에너지가 발현되는 속도예요. 인삼이 100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면, 홍삼도 마찬가지로 100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삼은 약효가 바로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홍삼은 쪄놓은 것이기 때문에 뭉근하게 서서히 기운이 발현되기 시작하죠. 이 속도 차이가 실제로는 더 큰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인삼보다 홍삼의 폐해가 더 무서운 이유
인삼은 몇 번 먹고 이상 증상이 생기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두통이 오거나,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혈압이 오르는 걸 금방 느끼게 되죠. 그래서 “아, 이게 나한테 안 맞나 보다” 하고 바로 끊어버리면 그만입니다. 따라서 폐해도 비교적 적은 편이에요. 반면 홍삼은 어떨까요? 서서히 작용하기 때문에 한참 먹은 후에야 이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다 보니 그 증상이 홍삼 때문인지 알아차리기도 어려워요. “요즘 왜 이렇게 피곤하지?”, “피부가 왜 이렇게 가렵지?”, “혈압이 왜 갑자기 올랐지?” 하면서 다른 원인을 찾게 됩니다. 설령 홍삼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해도, 이미 오랜 기간 복용한 양이 체내에 축적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체내에 열독이 쌓여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홍삼에 의한 폐해가 인삼보다 훨씬 많고, 치료도 더 까다롭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중단하세요
인삼이나 홍삼을 먹고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들이 있습니다. 두통, 어지럼증, 고혈압, 눈 충혈, 피부 가려움증, 변비, 입 마름 등이 대표적이에요.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 건 몸이 "이건 나한테 맞지 않아"라고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절대 무시하면 안 돼요. 특히 원래 고혈압이 있으신 분, 얼굴에 열이 자주 오르는 분, 피부 트러블이 잦은 분, 변비가 있는 분들은 더욱 조심하셔야 합니다. “비싸게 받은 선물인데 버리기 아까워서”, “몸에 좋다는데 조금만 더 참고 먹어볼까” 하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여러분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시고,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세요.
인삼 부작용과 홍삼 부작용, 대처법이 다릅니다
인삼을 복용하다가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복용을 중단한 후 1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보세요.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집니다. 그렇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홍삼은 다릅니다. 홍삼을 복용하다가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그냥 끊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왜냐하면 이미 체내에 쌓인 열독이 있기 때문이죠. 이럴 때는 홍삼에 의한 열독을 적극적으로 해독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열독을 풀어주고, 체내 균형을 다시 맞춰주는 처방을 통해 치료할 수 있어요. 혼자 해결하려고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훨씬 빠르고 안전합니다.
체질을 알고 먹는 것이 진짜 건강입니다
“그럼 홍삼은 절대 먹으면 안 되는 건가요?” 이렇게 물으실 수 있어요. 아니요, 그게 아닙니다. 홍삼이 잘 맞는 분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기운이 허약하고, 손발이 차고, 소화 기능이 약하고, 몸이 찬 분들에게는 홍삼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문제는 '내 체질에 맞는지 모르고 무작정 먹는 것’입니다. 손발이 차다고 냉체질이 아니고, 기운이 없다고 홍삼이 맞는 증상이 아니에요. 그래서 중요한 것이 진단입니다. 비슷한 증상일지라도 원인은 사람마다 다를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비싼 선물이라고, 몸에 좋다고 광고한다고 해서 내 몸에도 좋은 건 아니에요. 진짜 건강은 내 체질을 정확히 알고, 내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체질 진단을 통해 홍삼이나 인삼이 여러분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정확히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먹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것, 이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명절 선물, 이렇게 대처하세요
명절이 다가오면 또 홍삼 선물이 들어올 겁니다. 받으셨을 때 어떻게 하시겠어요? 우선 본인의 체질을 확인해보세요. 만약 홍삼이 맞지 않는 체질이라면, 억지로 드시지 마세요. 선물의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건강에 있습니다. 건강 선물이 독이 되어서는 안 되니까요. 차라리 홍삼이 잘 맞는 지인에게 나눠드리는 것도 방법이에요.
마케팅이 아닌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홍삼 시장은 매우 큽니다. 그만큼 상업적 이해관계도 크죠. “홍삼은 누구에게나 좋다”, “매일 먹어야 효과가 있다”, “비싼 제품일수록 좋다” 같은 마케팅 메시지들이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의료인으로서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마케팅이 아닌 진실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홍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에요. 체질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식품입니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고, 많이 먹는다고 더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몸에 맞는지, 지금 내 상태에 필요한 건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건강은 내 몸의 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매일 진료현장에서 느끼는 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몸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좋다는 것도 내 몸이 거부한다면 독이 됩니다. 홍삼도 마찬가지예요. 먹었을 때 몸이 편안하고 기운이 난다면 맞는 거고, 불편하고 이상 증상이 생긴다면 안 맞는 겁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비싸게 받은 건데”, “좋다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먹는데” 같은 이유로 내 몸의 신호를 무시하는 순간, 건강은 멀어집니다. 여러분의 몸이 가장 정확한 의사입니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그것이 진짜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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